
아노라 보고왔다.
아카데미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다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재개봉을 해 바로 달려갔다리.
러닝타임이 139분이지만 시간 확인하고 싶었던 순간은 1번?정도로 흡입력 있는 영화였다.
시놉시스
결코 이 사랑을 놓지 않을 것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 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미국의 자유로운 문화
영화를 보면서 미국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자유로운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라면 무례하다고 여겨질 만한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며 과연 어떤 방식이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배려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여전히 상호 간의 배려는 중요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배려가 기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어
개성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살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개성 있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계급과 여성의 목소리
영화에서 이반은 자신의 아버지가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출신을 강조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 그의 어머니는 돈의 주인 같은 느낌을 준다.
얼마 전 감상한 양들의 침묵에서는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라 그런지 시대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
반면, 현대 영화에서는 여성의 목소리가 더욱 강하게 강조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결혼과 사랑, 그리고 현실
이반의 세계에서는 이혼 위자료를 ‘영주권 취소 수수료’라고 표현한다.
이는 그들이 결혼을 계급 유지의 수단으로 보고, 결혼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태도를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아노라는 결혼과 사랑을 동등하게 놓고 바라보는 순수한 인물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답답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영화는 상류층과 하류층의 사상 차이와 생활 방식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장면의 의미
마지막 장면에서 이고르는 결혼반지를 몰래 가져와 아노라에게 건넨다.
아노라는 한참을 생각한 후, 이고르에게 스킨십을 한다.
이 장면에서는 스트리퍼라는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듯 보였다.
아노라는 고마운 감정을 느꼈지만 줄 것이 없었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몸을 내어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이고르가 키스를 하려고 하자, 아노라는 이를 거부하며 흐느껴 운다.
여기서 나는 아노라가 지금까지의 관계는 직업적으로 접근했지만,
이고르와의 관계에서는 사랑의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키스를 거부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장면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랑과 직업의 경계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내가 이고르라면 직업여성을 사랑할 수 있을까?
분명 직업여성 중에서도 좋은 사람도 있고, 나와 잘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이 일을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하는 일만을 이유로 밀어낼 필요가 있을까?
혹은 반대로, 아무리 잘 맞는 사람이라도
그의 과거를 알고도 함께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사랑과 현실, 계급과 직업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평점
★★★☆ (3.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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