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놉시스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랄프 파인즈)는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하게 된다. 한편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교활한 음모와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콘클라베 감상문
콘클라베는 교황 선출 과정을 다루면서도, 종교와 권력, 그리고 시대적 변화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콘클라베 시스템을 배경으로, 교황이라는 인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세상을 꼬집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극 중 인물들 누구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도록 만드는 분위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의심이 이어졌고, 모든 상황이 불확실하게 전개되면서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영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고, 결국 반전이 주는 충격은 배가 되어 다가왔다.
종교와 신앙, 그리고 회의감
나는 모태신앙으로 천주교를 믿고 있지만, 성당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믿으며 종종 기도를 드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교황청과 같은 거대 종교 조직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교황청은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조직이다. 누구보다 신앙심이 깊고 깨끗해야 할 사람들이 모인 곳이지만, 오히려 폐쇄적인 환경이 문제를 묻어두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훌륭한 분들도 많겠지만, 종교와 성경의 이름을 방패 삼아 문제를 묵인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기에, 성당 역시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평등과 종교의 한계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새롭게 선출된 교황이 염색체상 여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성평등에 관심이 있고, 여전히 많은 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았을 때, 마치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과연 성평등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을까?’
여성이 교황이 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직업은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그렇기에 이러한 직업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동일한 기준의 체력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멀티태스킹에 능하다는 점을 느낀다. 물론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종교와 변화
이러한 논의를 종교로 가져오면 어떻게 될까?
성경이 명확히 금지한 것이 아닌데도, 교황청은 전통과 교리 해석을 통해 여성 사제를 금지하고 있다. 동성혼도 마찬가지다. 성경에서는 남녀의 결합을 강조하였고, 동성애를 그릇된 것이라 칭하였다.
그렇기에 교황청은 이를 배척하고 있으며, 199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여성 사제 안수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이 입장은 더욱 공고해졌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에게 축복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여전히 결혼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종교가 점점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결론: 종교는 포용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교황청이 가진 태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성평등을 지지한다고 생각했지만, 영화 속 반전에 충격을 받으며 나 역시 배타적인 부분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종교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교황청이 특정 이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종교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평점
★★★★ (4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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