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놉시스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알 죽고, 내일 만나”
미키17 감상문
이번에 미키17을 보고 왔다. 그것도 무려 봉준호 감독님과 정재일 음악감독님의 GV와 함께! 잠실에 산다는 점이 이런 GV나 시사회에 참석하기에 정말 편리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일반적인 SF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개 유능하고 완벽한 육각형 인재로 등장하지만, 미키17의 주인공은 정반대다. 그는 세상 찌질하고 어딘가 부족한 인물이다. 나도 찌질한 면이 많기에 더 정감이 갔다.
영화는 ‘자신감’이라는 요소가 인간의 이미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배우가 연기했지만, 미키17은 찌질하게 보였고, 미키18은 대범하고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멋있는 척하는 것보다는 그냥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고 느꼈다.
미키18의 변화, 그 이유는?
GV에서 미키의 성격 변화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 미키17은 찌질하고 우유부단했지만, 미키18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단순한 복제 개체인데 왜 이렇게 성격 차이가 날까?
나는 이 변화를 ‘참다 참다 폭발한 착한 사람’의 모습으로 해석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순한 사람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가장 무서울 수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의 방식, 그리고 개인적인 가치관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만들었다.
미키17은 나샤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키18은 훨씬 쿨한 태도를 취했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베드신이었다. 미키18은 여유롭고 쿨한 반면, 미키17은 그렇지 못했다. 이를 보면서 ‘사랑의 방식에 정답은 없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나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 싫다. 상대방이 바람을 피우는 건 물론이고, 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상황을 가정해도 스스로가 싫을 것 같다. 안정적이지 않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모습이 마치 도박이나 마약에 중독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나의 가치관일 뿐이고, 개방적인 사람들에게는 내 생각이 보수적이고 재미없게 보일 수도 있다. 결국, 연애도 서로 가치관이 맞는 사람끼리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GV에서 느낀 음악의 중요성
GV는 정재일 음악감독님이 참석하셔서 그런지 영화 해석보다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봉준호 감독님의 음악 디렉팅 방식, OST 제목을 짓는 방식 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해석에 대한 GV를 더 기대했지만, 음악적으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점은 좋았다. 무엇보다 정재일 음악감독님이 직접 OST 두 곡을 연주해 주셨는데, 분위기가 너무 멋있었고 음악 자체가 아름다웠다.
특히 영화 속 음악이 미키의 존재처럼 ‘반복적인 구조’로 짜여 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를 미리 알고 봤다면 영화가 더 흥미로웠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평점
★★★ (3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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