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밤 감상문
음... 많이 아쉽다.. 친구한테 같이 보자 했다가 까였는데,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다. 같이 봤으면 미안할 뻔했다..
그만큼 영화는 아쉬움 그 자체였다. 피상적인 클리셰에만 의존한 전개,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 뻔한 구성 속에서 끝까지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잘 느껴지지 않았다.
마동석과 오컬트, 어울리지 않는 조합
마동석 배우를 좋아한다.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시원한 맛으로 보는 영화에서의 존재감은 확실하고, ‘마석도’라는 IP를 만들 정도로 장르 자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시원한 주먹이 오컬트 장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귀신이나 악마 같은 존재는 물리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기에 무섭고 미스터리한데, 마동석의 한방으로 해결되는 순간 긴장감이 무너졌다. 오히려 공포감을 희석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익숙하고 뻔한 장면들
공포영화를 잘 못 보지만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그런 공포도 느껴지지 않았다. 놀래킬 타이밍에 놀래키는, 너무 예측 가능한 연출이 이어졌고, 엑소시스트, 검은사제들, 컨저링 같은 기존 작품들의 장면과 장치를 여기저기 가져다 쓴 듯한 인상이 강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명이나 색감 같은 시각적인 설계에서도 특별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고, 그것이 영화의 몰입을 방해했다.
등급의 문제가 아니다
혹시 15세 이용가 등급 때문에 무서운 장면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검은사제들’도 같은 등급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설득력이 없다. 결국은 연출력의 문제, 기획력의 부족, 장르에 대한 이해도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평론가들의 시선에 한 걸음 가까워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평론가들의 시선을 조금은 이해하게 해준 영화였다. 수많은 영화를 본 평론가들이 흔하게 느끼는 장르적 클리셰, 반복되는 장치들, 개연성 없는 설정들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영화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오히려 ‘영화를 평가하는 관점’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점
★☆ (1.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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