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놉시스
외로운 고아에서 전설적인 왕으로 거듭난 ‘무파사’의 숨겨진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길을 잃고 혼자가 된 새끼 사자 ‘무파사’는 광활한 야생을 떠돌던 중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마치 친형제처럼 끈끈한 우애를 나누며 함께 자란 ‘무파사’와 ‘타카’는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거대한 여정을 함께 떠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적들의 위협 속에서 두 형제의 끈끈했던 유대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까지 맞닥뜨리게 되는데…
후기
‘라이온킹’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새로운 작품, 영화 무파사를 보고 왔다. 기대감이 워낙 컸던 탓에 조금 긴장도 됐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도 많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영화는 심바의 딸 키아라에게 제사장 원숭이 라피키가 무파사의 과거를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어린 시절 대홍수로 인해 가족과 떨어진 무파사가 떠돌이 신세로 지내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같은 아기 사자인 타카가 무파사를 발견하면서 둘 사이의 우정이 시작된다.
무파사는 떠돌이 신세였기에 무리의 리더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사냥을 전전하며 생존해 나간다. 사춘기 사자로서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지 충분히 공감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 시기를 견디며 다른 수컷 사자들이 갖기 힘든 풍부한 사냥 경험을 쌓게 되고, 훗날 전투 상황에서 보여주는 강인함과 용맹함의 밑거름이 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멘트인 “길을 잃어야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많이 헤매보고 실패하고 깨져봐야 진짜 길을 찾는다는 말인데, 내 추구하는 인생의 방향성과도 잘 맞아떨어져서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영화 중반부에는 무파사와 타카가 외부 세력의 사자들에게 쫓기는 과정에서 사라비, 자주, 라피키를 만나고, 전설로만 내려오던 지상낙원 ‘밀레레’를 찾아 떠나는 모험담이 펼쳐진다. ‘라이온킹’ 세계관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들의 만남의 순간에 추억을 회상하며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삼각관계가 등장하면서 타카가 무파사와 사라비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타카가 무파사를 배신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이후 무파사가 타카를 용서하는 과정에서 ‘스카(Scar)’라는 이름이 탄생한다. 눈에 입은 상처만을 뜻하는줄 알았는데, 과거의 상처에 대한 기억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중의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후에도 스카가 또다시 배신의 아이콘이 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전개라 씁쓸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별개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꽤 흥미롭다. 무파사가 어렵게 찾아낸 지상낙원 밀레레를 통해 안정된 터전을 만들어낸 것처럼,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도 선조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안정적인 환경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적당히 길을 잃고 실패도 겪어보면서, 그 과정을 디딤돌 삼아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며 내 연애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과거에는 연애에서 재미와 외적인 매력을 최우선으로 뒀지만,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았고 결국 헤어졌다. 이제는 좀 더 ‘안정적’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고, 이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와도 어느 정도 닿아 있다고 느꼈다. 살면서 감정적이던 내가 점차 이성을 추구하게 되는 변화도 흥미롭다. 세상에 정답은 없지만, 내게 맞는 F와 T의 균형점을 찾는 여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음악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라이온킹 1편’의 OST가 워낙 강렬했던 터라 이번 작품의 음악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OST가 좋아 뮤지컬 2번 영화 3번을 본 사람의 입장에서 심장이 뜨거워지는 테마곡을 기대했는데, 1편의 OST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잠깐 등장하는 정도고, 2편 넘버도 귀에 쏙 박히는 명곡은 없는 편이었다. 그만큼 전작이 주었던 충격과 감동이 컸던 거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넘버 하나쯤은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종합적으로 무파사는 ‘라이온킹’ 시리즈의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과거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꽤 매력적인 작품이다. 다만 스토리가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캐릭터의 서사를 조금 더 확장시킨 정도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도 무파사가 겪었던 힘겨운 시절과 그를 통해 얻은 교훈, 길을 잃어야만 찾게 되는 진짜 길 같은 메시지가 충분히 여운을 남긴다. 시리즈 팬이라면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낙원을 찾아 떠나는 사자들의 여정과 배신, 사랑,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골고루 담긴 작품. 오랜만에 ‘라이온킹’ 시리즈 속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평점
★★★☆ (3.5 / 5)
3점 줄까하다 라이온킹 팬으로 0.5점 더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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